도심 한복판 4.927km, 조명 1500개가 만드는 세계 유일의 야간 레이스
30만 641명. 2025년 싱가포르 그랑프리를 찾은 관람객 수로, 역대 두 번째로 많은 규모였다. 전용 경기장 하나 없이 도시의 실제 도로를 막아 만든 이 레이스가, 어떻게 매년 전 세계 여행객을 끌어모으는 이벤트가 됐을까.
싱가포르 그랑프리는 별도로 지은 경기장이 아니라, 마리나베이 일대의 실제 도로를 통제해 서킷으로 쓴다. 총 길이 4.927km의 이 코스는 싱가포르 플라이어와 마리나베이샌즈 같은 도시의 랜드마크를 그대로 배경 삼아 달린다. 2026년 대회는 10월 9일부터 11일까지 사흘간 열릴 예정이다.
2008년 F1 사상 최초로 야간 레이스를 도입한 것도 싱가포르였다. 약 1,500개의 조명 프로젝터를 동원해 평균 3,000럭스에 이르는 조도를 만들어내는데, 이는 일반적인 야간 스포츠 경기장 조명보다도 밝은 수준이다.
대회 기간 도로가 통제되는 동안에도 이 구간은 평소 시민들이 오가는 일반 도로로 쓰인다. 대회가 없는 날에는 다시 평범한 도심 거리로 돌아간다는 점이 이 서킷의 특징이다. 대회 기간에는 호텔, 식당, 쇼핑몰까지 도시 전체가 관광 수요로 들썩인다.
실제로 한국에서도 관심이 커지고 있다. 국내 사이트의 F1 관련 검색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3% 늘었고, 전 세계 기준으로는 98% 증가했다. 여행사들은 경기 관람권에 4성급 호텔 숙박을 묶은 패키지 상품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경기 티켓과 숙소는 대회 시즌이 다가올수록 빠르게 마감되고 가격도 오른다. 스탠드 구역별로 보이는 코스 구간이 다르므로, 원하는 관람 포인트를 미리 확인하고 좌석을 고르는 것이 좋다.
도로 하나가 나흘간 세계에서 가장 화려한 서킷으로 변신하는 순간, 도시 전체가 그 열기에 함께 올라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