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00회 이상 공유되고 1억 7천만 회 넘게 노출된 게시물 하나가 AI 업계를 흔들었다. 작성자는 제이컵 콕슨, 27세. 국제수학올림피아드에서 은메달과 동메달을 딴 수학 천재이자, 오픈AI와 앤트로픽을 거친 전직 AI 연구자다. 그가 SNS에 남긴 한마디가 논쟁에 불을 붙였다.
27세제이컵 콕슨, 국제수학올림피아드 은·동메달리스트
2개월앤트로픽 합류 후 퇴사까지 걸린 기간(2026.5→7)
1억7천만+그의 SNS 게시물 노출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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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AI에서 앤트로픽으로, 그리고 퇴사
콕슨은 케임브리지대를 졸업하고 잠시 원자재 트레이딩 업계에서 일하다, 2023년 GPT-3의 성능을 직접 본 뒤 “정말 ‘와’ 하는 순간이었다”며 오픈AI에 합류했다. 이후 2026년 5월, AI 위험에 대해 더 투명하게 논의한다는 인상을 받고 앤트로픽으로 자리를 옮겼지만, 두 달 만인 7월 회사를 나왔다.
그가 밝힌 퇴사 이유는 AI 모델을 둘러싼 외부 해킹 시도였다. 그는 자신이 내부 고발자는 아니라고 선을 그으면서도, 연구자들이 사적으로 나누던 대화를 공개적으로 옮겼다고 설명했다. “AI를 개발하는 사람들 상당수가, 이 기술이 10년 안에 우리 모두를 죽일 수 있다고 진짜로 믿고 있다”는 것이 그의 핵심 주장이다.
AI 모델 구동에 쓰이는 대형 데이터센터 —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 없는 예시 사진02
‘둠어(doomer)’라는 자기 규정, 그리고 반론
콕슨은 자신을 둠어(doomer, 비관론자)로 규정하며 “지금 방식을 바꾸지 않으면 우리가 죽을 것이라 생각하는 게 둠어라면, 나는 확실히 둠어다”라고 적었다. 이 발언은 20만 회 이상 공유되며 AI 안전성 논쟁에 다시 불을 붙였다.
다만 그의 주장은 어디까지나 한 개인의 경험과 해석에 근거한 것으로, 검증된 사실이라기보다는 업계 내부의 우려와 불안감을 반영한 목소리에 가깝다. AI 기업들과 다수 연구자들은 위험 관리 체계를 갖추고 있다고 반박해왔고, AI의 위험 수준을 둘러싼 과학계·업계의 견해차는 여전히 크다.
‘AI 둠어’는 새로운 개념이 아니다
AI가 인류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은 제프리 힌턴 등 AI 학계 원로들도 여러 차례 제기해 온 바 있다. 콕슨의 발언이 특히 주목받은 것은, 그가 문제의 기업 내부에서 최근까지 일했던 당사자이기 때문이다.
한 청년 연구자의 SNS 글이 쏘아올린 논쟁은, AI 기술의 발전 속도만큼이나 그 위험을 둘러싼 합의가 아직 멀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보여준다.
2003년부터 2023년까지 20년 동안, 지구 대기 중 광물 먼지는 약 10% 줄었다. 황사가 줄었다는 소식은 반가운 뉴스처럼 들리지만, 최근 발표된 국제 연구는 정반대의 결론을 내놨다. 먼지가 줄어든 만큼 지구는 더 빨리 뜨거워지고 있다는 것이다.
10%2003~2023년 대기 중 광물 먼지 감소율
연 0.5%10년마다 약 5%씩 줄어든 감소 속도
북아프리카·아시아먼지 감소가 두드러진 두 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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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지가 지구를 식혀왔다
대기 중 먼지 입자는 햇빛의 일부를 반사하거나 흡수해 지표면에 닿는 태양열을 줄이는 역할을 한다. 미국 밴더빌트대와 UCLA 공동 연구팀이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2003년부터 2023년 사이 북아프리카와 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대기 중 먼지가 각각 약 10%씩 줄었다.
문제는 이 기간이 지구 온난화 속도가 눈에 띄게 빨라진 시기와 겹친다는 점이다. 연구팀은 먼지와 대기오염 물질이 동시에 줄면서, 그동안 태양열을 가려주던 ‘방패’가 함께 걷혔고 이것이 최근 온난화 가속의 숨은 원인 중 하나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2020년 6월 대서양 상공의 사하라 먼지를 포착한 위성사진 — 사진: NASA02
그렇다고 먼지를 반겨야 할까
그렇다고 황사나 미세먼지를 다시 늘리자는 이야기는 물론 아니다. 먼지와 대기오염은 건강에 미치는 악영향이 명확하고, 이번 연구도 먼지를 줄이는 정책 자체를 문제 삼지 않는다. 다만 먼지 감소가 예상보다 큰 폭으로 온난화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기후 예측 모델에 더 정교하게 반영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다만 모든 연구가 같은 결론은 아니다. 앞서 올해 초 다른 연구팀은 “황 에어로졸 감소가 기온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는 상반된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아직 이 분야는 과학자들 사이에서도 견해가 엇갈리는, 현재진행형 논쟁이라는 점을 함께 알아둘 필요가 있다.
에어로졸이 뭐길래
대기 중에 떠다니는 미세한 고체·액체 입자를 통틀어 에어로졸이라 부른다. 황사, 미세먼지, 화산재, 공장 매연이 모두 여기 포함되며, 종류에 따라 지구를 식히기도 데우기도 한다.
황사가 줄어든다는 소식을 무조건 반길 수만은 없는 이유다. 기후 시스템은 우리가 지운 것 하나하나에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반응하고 있다.
10년. 나사가 낸시 그레이스 로먼 우주망원경에 처음 배정한 임무 수명이다. 그런데 지난달 30일 스페이스X 팰컨 헤비 로켓에 실려 우주로 향한 이 망원경은, 첫 궤도 수정만으로 예상 수명을 22년으로 두 배 넘게 늘렸다. 비결은 거창한 신기술이 아니라 ‘연료를 남긴 것’이었다.
2026.8.30발사일(스페이스X 팰컨 헤비 로켓)
18kg궤도 수정에 쓴 연료(배정량 200kg 중)
22년새로 추정된 임무 수명(기존 10년의 2배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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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연료가 이렇게 적게 들었나
로먼 우주망원경은 지구에서 약 160만km 떨어진 태양-지구 제2 라그랑주점(L2)을 향해 날아갔다. 이 궤도에 정확히 안착하려면 발사 직후 궤도를 미세하게 조정하는 연료가 필요한데, 나사는 이번 수정에 하이드라진 추진제 18kg만 사용했다고 밝혔다. 애초 배정해둔 양(200kg)의 채 10분의 1도 쓰지 않은 셈이다.
여기에 발사 중량이 허용 한도보다 약 2톤 가벼웠던 점도 더해졌다. 정밀한 궤도 설계와 발사 성공이 맞물리면서, 남은 연료로 훨씬 더 오래 자세를 유지하고 관측을 이어갈 수 있게 된 것이다. 우주망원경의 수명은 대개 연료가 바닥나는 시점에 결정되기 때문에, 이런 ‘연료 여유’는 곧바로 임무 기간 연장으로 이어진다.
발사 전 조립 중인 로먼 우주망원경 내부 — 사진: NASA’s Scientific Visualization Studio02
허블의 100배 시야로 보는 것들
로먼 우주망원경은 허블 우주망원경과 동일한 2.4m 지름의 주경을 쓰지만, 한 번에 담는 시야는 허블보다 약 100배 넓다. 이 넓은 시야를 앞세워 암흑에너지와 암흑물질의 정체를 추적하고, 태양계 밖 외계행성을 찾아내는 것이 핵심 임무로 꼽힌다.
임무 기간이 두 배로 늘어난 만큼, 과학자들은 애초 계획보다 훨씬 방대한 우주 지도를 그릴 시간을 벌었다. 나사 측은 아직 정식 관측을 시작하기 전 단계지만, 이번 연료 절감이 로먼 망원경을 ‘오래 쓰는 우주망원경’의 새로운 기준으로 만들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왜 연료가 중요할까
우주망원경은 고장 나도 고치러 갈 수 없다. 허블처럼 우주왕복선으로 수리한 사례는 예외적인 경우였고, L2 궤도처럼 먼 곳에서는 그마저도 불가능하다. 결국 연료가 얼마나 남았는지가 곧 망원경의 수명표가 된다.
10분의 1도 안 되는 연료로 임무 기간을 두 배로 늘린 이번 사례는, 다음 세대 우주망원경 설계에도 참고 사례로 남을 전망이다.
388,000명. 2019년 보령머드축제를 찾은 외국인 방문객 수다. 전체 방문객 약 140만 명 중 4분의 1이 넘는 규모다. KTX도, 공항도 없는 인구 10만 명 남짓의 지방 소도시 축제가 이만한 외국인을 끌어모으는 경우는 흔치 않다. 그 시작은 거창한 계획이 아니라, 진흙을 화장품으로 만들어보자는 작은 아이디어였다.
1998년축제 첫 개최(당시 박상돈 대천시장 제안)
약 140만 명2019년 방문객 수(외국인 약 38.8만 명 포함)
17일간2026년 제29회 축제 기간(7.24~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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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 아이디어에서 시작된 축제
보령머드축제는 1998년, 대천 해수욕장 인근에서 나는 진흙이 미네랄과 게르마늄 성분을 함유해 피부에 좋다는 점에 착안해 처음 열렸다. 진흙 데이트를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에서 사업성을 발견한 당시 대천시장의 제안으로 시작된 소규모 지역 행사가, 20여 년 만에 한국을 대표하는 국제 축제 중 하나로 성장한 셈이다. 이제는 중학교 사회 교과서에도 소개될 만큼,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성공한 지역축제의 대표 사례로 꼽힌다.
2022년에는 3년간의 코로나19 공백을 딛고 ‘보령해양머드박람회’라는 이름의 공식 국제행사로 재개됐으며, 이 한 해에만 약 600톤의 진흙이 체험존에 사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에서 직행 교통편이 마땅치 않은 지방 소도시라는 약점을, 오직 ‘진흙’이라는 단일 콘텐츠의 힘으로 넘어선 사례다.
제29회를 맞은 2026년 축제는 7월 24일부터 8월 9일까지 17일간 대천 해수욕장 일대에서 열렸다. 개막일인 7월 25일에는 STAYC, CRAVITY, 웬디, 하성운 등이 출연한 K-POP 슈퍼라이브로 문을 열었고, 폐막 무대는 이찬원 등이 출연한 TV조선 슈퍼콘서트가 장식했다. 그 사이에는 K-힙합 페스티벌과 YB밴드가 헤드라인을 맡은 머드 록 페스타까지 배치돼, 낮에는 진흙을 즐기고 밤에는 공연을 즐기는 흐름을 만들었다.
입장료는 요일에 따라 성인 기준 1만 2천~1만 6천 원 선이며, 체험존 운영 시간도 평일과 주말이 다르게 운영된다. 매년 조금씩 달라지는 세부 요금과 시간은 시즌마다 공식 채널을 통해 다시 확인하는 것이 안전하다.
방문 전 챙기면 좋은 것들
여벌 옷과 수건, 방수 휴대폰 파우치, 물놀이용 신발, 자외선 차단제는 필수로 꼽힌다. 성수기 주말에는 체험존이 상당히 붐비므로, 여유롭게 즐기고 싶다면 평일 오전 시간대를 노려볼 만하다.
해변가에서 나던 진흙 한 줌이 지역 축제의 성공 공식이 되기까지 28년이 걸렸다. 공항도, KTX도 없는 소도시가 외국인 관광객의 발길을 잡아끄는 지금의 보령머드축제는, ‘콘텐츠 하나를 제대로 파는 것’이 지역 관광에서 어떤 힘을 가지는지 보여주는 사례로 남아 있다.
지난 8월 30일 오전(미국 동부시간), 미 케네디우주센터 39A 발사대에서 스페이스X의 팰컨 헤비 로켓이 낸시 그레이스 로먼 우주망원경을 싣고 솟아올랐다. 나사(NASA)가 “허블과 제임스웹의 뒤를 잇는 차세대 대형 관측선”이라 부르는 이 망원경의 주경은, 사실 10여 년 전 미 정찰국이 창고에 처박아 둔 첩보위성용 거울이었다.
2.4m주경 지름 — 허블과 동일 규격
100배허블 대비 넓어진 시야각(FOV)
39억 달러+나사 승인 총 예산(개발·발사·5년 운영 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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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사, 그리고 3개월의 항해
로먼 우주망원경은 8월 30일 오전 7시 26분(미 동부시간·세계시 11시 26분) 팰컨 헤비 로켓에 실려 발사됐다. 목적지는 지구에서 약 160만 km 떨어진 태양-지구 라그랑주 2점(L2)으로, 도착까지는 약 3개월이 걸린다. 이후 수 주간의 장비 점검과 보정을 거쳐 2027년 초 첫 관측 이미지를 공개할 예정이다. 제이러드 아이잭먼 나사 국장은 발사 직후 “이 임무는 일정보다 앞서, 예산 안에서 완성됐다”고 밝혔고, 니키 폭스 나사 과학임무국 부국장은 로먼을 “발견을 만들어내는 기계(discovery machine)”라 표현했다.
망원경 본체 무게는 약 8,150kg(1만 8,000파운드). 핵심 장비인 광시야 기기(Wide Field Instrument)는 18개의 H4RG-10 적외선 검출기로 구성된 3억 화소급 카메라로, 나사의 천체물리학 임무 가운데 가장 많은 하루 1.4테라바이트의 데이터를 지구로 전송하게 된다. 나사에 따르면 동일한 하늘 면적을 촬영하는 속도는 허블보다 약 1,000배 빠르다.
왜 하필 라그랑주 2점인가
L2는 태양과 지구의 중력이 균형을 이루는 지점으로, 태양·지구·달의 빛과 열의 간섭을 최소화하면서 안정적인 관측 자세를 유지할 수 있다. 제임스웹 우주망원경도 같은 지점에서 임무를 수행 중이며, 로먼 역시 이곳에서 지구 궤도를 도는 다른 위성들의 방해 없이 넓은 하늘을 오래 지켜볼 수 있다.
발사 전 조립 중인 로먼 우주망원경 내부 구조물 · 사진: NASA’s Scientific Visualization Studio, Wikimedia Commons(Public Domain)02
첩보위성 거울에서 우주의 눈으로
로먼 우주망원경의 출발점은 뜻밖의 곳에 있다. 2012년, 미국 국가정찰국(NRO)은 더 이상 쓰지 않는 정찰위성용 광학계 두 대를 나사에 기증하겠다고 제안했다. 허블과 동일한 2.4m 지름이지만 초점거리가 짧아 시야각은 훨씬 넓은 거울이었다. 당시 나사가 예산 문제로 검토하던 로먼 망원경(당시 명칭 WFIRST)의 설계는 지름 1.1~1.3m급 소형 거울에 머물러 있었는데, 이 기증으로 계획 전체가 지금의 대형 사양으로 바뀌었다.
결과적으로 로먼은 허블급 해상도(0.11각초)를 유지하면서도 시야각은 허블의 100배, 관측 면적당 속도는 최대 1,000배에 달하는 망원경으로 완성됐다. 파장 범위는 가시광선 끝단에서 근적외선(0.48~2.30마이크로미터)까지 포괄한다.
허블 우주망원경
주경 2.4m · 1990년 발사 · 좁은 시야각으로 한 번에 작은 하늘 영역만 정밀 관측
로먼 우주망원경
주경 2.4m(동일) · 2026년 발사 · 허블 대비 100배 넓은 시야로 은하 수억 개를 한 번에 스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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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찾으러 가는가
로먼의 첫 번째 임무는 암흑에너지 추적이다. 중입자 음향 진동(BAO), 초신성 관측, 약한 중력렌즈 효과라는 세 가지 독립적인 방법을 동시에 활용해 우주 팽창의 역사를 재구성한다. 두 번째는 외계행성 census(전수조사)다. 중력미시렌즈 기법으로 최대 10만 개에 이르는 외계행성을 찾아낼 계획이며, 이론적으로는 달 질량의 몇 배 수준으로 작은 행성, 심지어 별에 속박되지 않은 ‘떠돌이 행성(free-floating planet)’까지 화성 질량급으로 잡아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여기에 더해 코로나그래프 장비를 통해 태양계 인근 항성 주변의 거대 행성을 직접 촬영·분광 관측하는 기술도 시험한다. 초기 우주의 원시 블랙홀 탐색, 그 밖의 다양한 천체물리 연구를 위한 게스트 관측 프로그램도 함께 운영된다.
“1년 후 지금, 우리가 무엇을 더 알게 되고 무엇을 보게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 줄리 매커너리, 나사 고다드 우주비행센터 로먼 수석 프로젝트 과학자
허블이 30여 년간 인류에게 정밀한 우주의 스냅샷을 건넸다면, 로먼은 그 스냅샷들을 훨씬 넓은 화각으로 이어 붙여 우주의 ‘지도’를 그리는 역할을 맡는다. 2027년 초 공개될 첫 이미지가, 그 지도의 첫 페이지가 될 전망이다.
케빈 워시가 제17대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으로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취임 선서를 한 지 넉 달. 취임 당시 그가 내세운 화두는 ‘물가 안정’이었지만, 정작 첫 통화정책 승부는 ‘인하’가 아니라 ‘인상’ 가능성을 놓고 벌어지고 있다. 9월 10일 발표된 8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시장 예상을 웃돌면서, 오는 16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뉴욕 금융시장의 셈법이 급격히 복잡해졌다.
3.50~3.75%현재 미국 기준금리 — 7월 FOMC서 3연속 인하 후 동결
5.4%8월 PPI 전년 대비 상승률, 예상치 5.3% 상회
약 65%9월 16일 FOMC 0.25%p 인상 가능성(선물시장 반영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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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월 이후, ‘워시 체제’가 맞은 첫 물가 시험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는 지난 1월 차기 의장 후보로 지명된 뒤 5월 13일 상원 인준을 통과했고, 5월 22일 백악관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의장 선서를 했다. 같은 날 FOMC는 그를 위원장으로 만장일치 선출했다고 연준이 공식 발표했다. 제롬 파월 전 의장의 임기 만료로 마무리된 ‘포스트 파월’ 시대의 공식 개막이었다.
워시의 통화정책 스타일은 전임자들과 결이 다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랜달 크로즈너 전 연준 이사는 워시가 “명확한 사전 안내(포워드 가이던스)를 내놓고 싶어 하지 않는다”고 짚었고, 시장은 그가 어떤 판단 기준을 갖고 있는지 아직 완전히 파악하지 못한 ‘적응기’에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7월 FOMC에서 연준은 2025년 가을 3차례 연속 인하했던 기준금리를 3.50~3.75%에서 동결했는데, 이 결정을 둘러싼 위원회 내부 의견은 상당히 갈렸던 것으로 전해진다.
월가는 왜 엇갈리나
JP모건의 마이클 페롤리는 워시가 결국 인하 쪽에 힘을 실을 것으로 보면서도 “의장이라는 자리가 주는 발언권에도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에버코어ISI의 크리슈나 구하는 워시가 위원회를 설득해 올해 안에 두세 차례 인하를 이끌어낼 가능성이 있다고 봤고, 세인트루이스 연은의 알베르토 무살렘 총재는 물가가 목표치 2%를 웃도는 상황에서 현재 금리 수준이 적절하다며 인하에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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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PI 쇼크 — 숫자로 본 인플레이션 재점화
9월 10일 발표된 8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년 대비 5.4% 상승해 시장 예상치(5.3%)를 웃돌았다. 전월 대비로도 0.4% 올라 예상치(0.3%)를 넘어섰다. 7월 수치가 전년 대비 4.8%, 전월 대비 0.1%였던 것과 비교하면 상승 속도가 뚜렷하게 빨라진 셈이다. 식품·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PPI도 전월 대비 0.2%, 전년 대비 4.6% 올라 물가 압력이 특정 품목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줬다.
세부 항목을 보면 에너지발 충격이 두드러진다. 경유 가격이 전월 대비 24.1% 급등했고, 최종수요 에너지 지수는 4.2% 상승했다. 운송·창고업 서비스 가격도 2.3%, 화물트럭 운송비는 2.0% 올랐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발표 당일 배럴당 100.60달러까지 올라 100달러 선을 돌파했는데, 이는 8월 초 배럴당 80달러 안팎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한 달 새 큰 폭으로 뛴 것이다. JP모건 자산관리 전략가들은 호르무즈 해협 주변 공급망이 이란발 갈등 여파로 예상보다 더디게 정상화되고 있는 점을 주된 배경으로 지목했다.
PPI 발표 직후 뉴욕 증시 주요 지수는 0.5~0.8% 하락했고, 2년물 국채금리는 약 5bp 오른 4.50%를 기록했으며 달러인덱스는 0.3% 상승했다. 금리 인상 가능성을 반영하는 선물시장 확률도 발표 전 62%에서 발표 후 66%로 올라섰다. 다만 예측 플랫폼 폴리마켓의 확률은 54% 수준으로 다소 보수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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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이냐 동결이냐 — 워시 딜레마
시장의 관심은 이제 9월 16일 FOMC 성명서 한 줄에 쏠려 있다. 체이스 투자전략팀이 인용한 필 캄포리얼레의 분석에 따르면, 7월 동결 결정이 연준의 인플레이션 억제 신뢰도에 대한 의구심을 키우면서 오히려 9월 인상의 ‘문턱을 낮췄다’는 해석이 나온다. 신뢰도를 재확인하기 위해서라도 한 차례 인상이 필요하다는 논리다.
인상론
PPI·에너지발 물가 압력 지속, 7월 동결로 흔들린 신뢰도 회복 필요성, 근원 물가마저 오름세 확대
신중론
워시의 명시적 신호 부재, 고용지표 등 추가 데이터 확인 필요, 에너지 가격 변동성에 따른 되돌림 가능성
동료들은 워시가 침묵과 신호 사이에서 아직 균형점을 찾는 중이라고 말한다.
9월 11일 공개되는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에 이어, 16일 FOMC 성명서가 ‘포스트 파월’ 시대 통화정책의 방향을 가늠할 첫 리트머스지가 될 전망이다.
지난 4년간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를 따라다닌 꼬리표는 ‘적자’였다. 2026년 상반기에도 36억 3,000만 달러(약 5조 5,200억 원)의 손실을 냈다. 그런데 최근 몇 달 사이 흐름이 바뀌고 있다. 흑자전환 예상 시점은 당초보다 한 분기 앞당겨졌고, 핵심 지표인 2나노 공정 수율은 반 년 만에 세 배로 뛰었다. 무엇이 이 반전을 만들었을까.
60%대2026년 3월 기준 2나노 파운드리 평균 수율(전년 하반기 20%대 → 6개월 만에 약 3배)
2배올해 2나노 수주 과제 수, 전년 대비 확대 전망(2026.7.30 실적발표)
한 분기당초 4분기에서 3분기로 앞당겨진 흑자전환 예상 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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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의 적자, 그리고 이례적으로 당겨진 반전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는 2022년 이후 4년째 적자 행진을 이어왔다. 2026년 상반기에도 36억 3,000만 달러(약 5조 5,200억 원)의 손실을 냈다. 문제는 손실 규모만이 아니었다 — 시장에서의 경쟁력 자체가 흔들리고 있었다는 점이 더 뼈아팠다.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매출 점유율은 2024년 1분기 10.5%에서 2025년 3분기 7.1%까지 주저앉았다. 반면 같은 기간 TSMC의 점유율은 62.8%에서 70.4%로 오히려 상승했다. 격차를 좁히기는커녕, 시장 전체가 한 회사로 더 쏠리는 흐름이었다.
삼성전자 · 하락하는 점유율
2024년 1분기 10.5% → 2025년 3분기 7.1%. 가동률 부진과 수율 문제가 겹치며 4년째 적자가 이어졌다.
TSMC · 굳어지는 1위
같은 기간 62.8% → 70.4%로 상승. 격차가 좁혀지기는커녕 오히려 더 벌어졌다.
그런데 올해 들어 이 흐름에 제동이 걸리기 시작했다. 업계에서는 당초 4분기로 점쳐졌던 파운드리 사업의 흑자전환 시점이 3분기로 한 분기 앞당겨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아직 공식 확인된 수치는 아니지만, 그 근거로 지목되는 것은 두 가지다 — 2나노 공정 수율의 반등, 그리고 HBM4용 베이스 다이 가동률 상승이다.
왜 하필 지금인가
반전의 신호는 실적표보다 공정 데이터에 먼저 나타났다. 2026년 3월 기준 삼성 파운드리의 2나노 평균 수율은 60%대에 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 작년 하반기 20%대에서 불과 6개월 만에 세 배 가까이 뛴 수치다. TSMC의 2나노 수율(60~70%대)과의 격차도 눈에 띄게 좁혀졌다.
웨이퍼 위 수백 개의 칩 중 몇 개가 정상 작동하느냐 — 그 비율이 곧 파운드리의 ‘수율’이다 · 사진: Intel Free Press, Wikimedia Commons(CC BY 2.0)02
6개월 만에 세 배 뛴 수율, 그러나 아직 갈 길은 남았다
이 수율 개선의 배경에는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기술 기반 2나노 공정의 성숙이 있다. 다만 위탁생산 고객사별로 보면 온도차가 뚜렷하다. 삼성 시스템LSI 사업부가 설계한 모바일 AP ‘엑시노스 2600’은 평균 수율이 아직 50%를 밑돌고 있지만, 과거와 비교하면 성능과 수율 모두 의미 있게 개선된 것으로 전해진다.
반면 중국 카난(Canaan), 마이크로BT(MicroBT) 등이 위탁한 비트코인 채굴기용 칩은 상대적으로 회로 구조가 단순해 수율 개선이 먼저 확인됐다. 첨단 파운드리 공정에서 흔히 나타나듯, 복잡한 로직 칩보다 단순한 설계의 제품에서 수율이 먼저 안정되는 전형적인 패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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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드컴과 빅테크들, 줄어드는 게 아니라 늘어나는 대기줄
수율이 오르자 뒤따라온 건 수주 소식이다. 2026년 7월 30일 2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삼성전자는 올해 2나노 수주 과제 수가 지난해보다 2배 이상으로 크게 확대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대형 클라우드서비스제공사(CSP)와 AI·고성능컴퓨팅(HPC) 고객사들이 주요 대상이다.
특히 브로드컴을 포함한 주요 고객사들과는 이미 협의 단계를 넘어 실제 제품 설계에 착수한 프로젝트가 여럿이라는 설명이 뒤따랐다. 반도체 업계에서 ‘설계 착수’ 단계는 통상 실제 양산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신호로 읽힌다. AI 데이터센터 투자가 계속 늘어나면서 맞춤형 반도체 수요가 함께 커지고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수율 60%와 수주 2배라는 두 개의 숫자가 같은 방향을 가리킬 때, 4년의 적자는 비로소 ‘지나간 일’이 될 조건을 갖춘다.
물론 아직 축포를 터뜨리기엔 이르다. 흑자전환은 공식 발표 전이고, 엑시노스 2600처럼 일부 제품의 수율은 여전히 50%를 밑돈다. TSMC와의 점유율 격차도 여전히 압도적이다. 하지만 수율과 수주라는 두 지표가 동시에, 그것도 예상보다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지난 4년과는 분명히 다른 신호다.
3분기 실적표에 실제로 ‘흑자’라는 글자가 찍히는 순간, 이번 반전은 숫자를 넘어 이야기가 될 것이다.